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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비웃는 출판유통시장… 편법 할인으로 유명무실

작성일 2016-01-14 01:15

이름 손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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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출판사와 유통사들의 잇따른 편법 판매로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온오프라인 서점이 책가격의 10%까지 할인판매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추가로 정가의 5% 이내에서 마일리지나 사은품 지급도 가능토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출판사와 온라인 서점들은 사은품 등 각종 편법으로 추가할인을 실시해 도서정가제의 취지가 얼룩지고 있다.

◇사은품 제공, 청구할인 등으로 15% 제한폭 뛰어넘어

문학동네는 지난 13일 김훈의 신작 ‘라면을 끓이며’ 출간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책가격의 5%를 초과하는 사은품을 지급,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로부터 도서정가제 위반 판정을 받았다.

창비가 지난 달 출간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8’도 알라딘에서 준비한 편백나무 목침 등의 사은품이 한국출판문화진흥원으로부터 정가의 5%를 넘는 고가라는 의견이 나와 이벤트가 취소됐다.

◇출판계 수익악화 예고, 결국 제살깎기 경쟁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올 상반기 출판(납본 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대비 발행종수는 11.5% 줄어들었고, 발행부수 역시 8.0% 감소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입비를 봐도 출판업계는 장기적으로 수익악화가 예고돼 있다.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입비(전국 2인 이상, 명목 금액)는 올해 2분기 1만133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3.1%나 감소했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출판사 사은품 경쟁과 온라인 서점 간 할인 경쟁은 결국 출판사와 독자들에게 피해를 남긴다. 과다 경쟁으로 마진율이 떨어지는 출판업계는 매출하락의 악순환에 갇히고, 사은품 경쟁과 같은 판촉 행사는 책값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독자들이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

업계의 과도한 할인과 사은품 경쟁에 대해 출판 전문가들은 공멸을 부르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의견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업계들은 할인이나 사은품에 맛들이다가는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출판문제의 본질은 끼워팔기나 할인을 해주지 않아 독자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게 아니라, 독자가 좋은 책, 읽을 만한 책을 을 자연스럽게 발견하도록 만들어주지 못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소장은 “독자 스스로 책 읽을 필요를 절감하고, 좋은 책을 발견하게 만드는 것이 출판의 목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회성 사은품 증정이나 할인으로는 출판업계에 부는 한파를 이겨내는 데 한계가 있고 장기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정호 기자 ma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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